학생부 종합 전형의 감을 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학생회 임원 활동을 한 성실한 학생들도 학종에서 탈락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학종은 정해진 정답이 없습니다. 학교에서 하라고 하는 행사만 열심히 준비하면 되는 건지, 아직 진로도 확실하지 않은데 3년치 활동을 어떻게 채워가야 할지, 끝이 보이지 않는 생기부 활동에 뛰어들 시간에 내신 공부를 하는 게 나을지...학생과 학부모님의 고민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합니다.
하지만 '공부에 정답은 없지만 왕도는 있다'는 말처럼 학종에도 정답은 없지만 왕도는 있습니다. 학종에 불합격한 학생과 합격한 학생의 생기부는 엄연히 다르거든요. 오늘은 학생부 종합 전형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학생부 종합 전형에 합격하는 방법을 평가 요소 별로 알아보겠습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 대학마다 이름이 달라요
학생부 종합 전형은 대학마다 이름이 다릅니다. 예컨대 건국대학교는 KU 자기추천전형이라 부르고, 국민대학교는 국민프런티어전형이나 학교생활우수자전형이라 부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원하는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1차를 학생부 100%로 뽑는 전형을 찾는 것입니다. 그게 학생부 종합 전형이라 보시면 됩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의 존재 이유 - 내가 거길 갈 수 있다고?
교육부 관점에서 생각해 봅시다. 불과 10년 전에 인공지능은 우스갯소리였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엔 인공지능이 인간을 속이는 사례가 뉴스에 실립니다. 인공지능이 쓴 시와 인간이 쓴 시를 구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으므로, 저작권 개념이 희미해질 위기입니다. 이런 문제는 한 명의 천재가 뚝딱 해결할 수 없습니다. 여러 분야 사람들이 협력해야 겨우 해결할 수 있는 복합적인 문제들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는 더 이상 머리 좋은 모범생이 아니라, 창의성과 사회성이 높은 학생인 것이지요. 그런데 창의성과 사회성은 숫자로는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을 옆에서 관찰한 교사들의 정성평가 내용을 확인해서 인재를 잘 골라내보겠다는 겁니다.
그럼 학생과 학부모인 우리네 관점에서 생각해 볼까요? 우리에게 학생부 종합 전형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바로 내신 등급만으로는 쳐다도 볼 수 없었던 대학을 들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경기대학교 학생부 종합 전형 1차 합격자를 보시면 1등급부터 7등급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기대학교 교과 전형 평균 합격 등급은 2~3등급인데 반해, 학생부 종합 전형은 최저 7등급까지 최종 합격을 했습니다.
생기부를 평가하는 세 가지 기준 -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
교육부는 대학 교육을 충실히 이수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세 가지로 압축했습니다. 첫째는 학업 역량입니다. 학업 내용을 충실히 이해할 수 있는 이해력과 끈기를 봅니다. 둘째는 진로 역량입니다. 대학 입학 후 해당 전공 과목을 잘 따라오고, 나아가 심화 탐구로 가치를 창출할 학생인가 묻는 겁니다. 셋째는 공동체 역량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큰 갈등 없이 협력할 수 있고, 나아가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발전시킬 적극성과 봉사심을 지닌 학생인지 묻는 것이지요.
'학업 역량'에서 고득점 받는 필승 전략
학업 역량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신 등급을 제외하면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평가하는 유일한 통로는 교사의 '입'입니다. 그리고 교사는 바보가 아니죠. 교사는 학생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서 그치는지 아니면 이해한 개념을 물고 늘어져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지 귀신같이 압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교사라면 후자의 학생을 칭찬하지 않고는 못 배기지요. 겉핥기식 칭찬과 속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은 때깔부터 다른 법입니다. 교사의 속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은 입학사정관의 눈에 형광펜을 칠한 것처럼 들어오고, 그런 칭찬 한 줄을 보유한 학생은 신기하게 턱턱 붙습니다.
학업 역량 고득점 전략 1. 내신 준비와 학종 준비는 하나다
많은 학생들이 내신 준비와 학종 준비를 제로섬 게임으로 생각합니다. 내신 준비를 하면 생기부 활동을 할 시간이 없고, 생기부 활동에 전념하면 내신 준비에 소홀해진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내신 준비를 하면서 생기부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습니다. 특히 학업 역량 면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왜냐하면 내신 시험을 출제하는 사람과 생기부를 기재하는 사람이 바로 한 사람(교사)이기 때문입니다. 평상시 내신 공부를 조용히 하지 말고 요란하게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수업에서의 느낀 점을 교사에게 갠톡으로 보내고, 수업에서 다루지 않았던 심화 문제를 혼자 풀어보고 교사에게 확인을 받는 겁니다.
학업 역량 고득점 전략 2. 이해 안 되는 부분을 물고 늘어져라, 그리고 질문하라
보통 학생들은 수업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회피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미래의 학종 합격생들은 알고 있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수업 시간에 바로 질문하는 자세도 좋지만, 보통의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손 들고 질문하는 친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요..^^ 게다가 바로 질문하면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이 빠져 있어 얕은 수준의 질문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교사는 해당 학생을 은연중에 얕은 질문을 하는 학생으로 분류해버릴 수 있어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포스트잇 등으로 표시해 두었다가 수업 마치고 혼자 고민해봅니다. 이건 왜 이렇지? 왜 여기서 저런 결론이 나오지? 선생님이 이건 이렇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이 문제는 틀린 거지?
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고민을 한 뒤에 질문하게 되면 교사는 분명히 압니다. '아, 얘가 자기 나름 고민 좀 했구나.' 하고 말이지요(교사는 그렇게 느껴지는 학생은 세특에 반드시 한 줄 더 써줍니다). 그렇게 고민한 뒤에 교사의 답변을 들으면 훨씬 잘 이해되고,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질문 경험은 따로 기록해 둡니다. 거창할 필요 없고 몇 줄이면 됩니다. 그 기록들을 모아서 2차 지필평가가 끝나고 세특 활동을 할 때 활용할 겁니다.
학업 역량 고득점 전략 3. 심화 탐구를 하라
지방 대학은 '학업 전략 고평가 전략2' 만 잘 활용해도 학업 역량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 거점 대학은 학업 성취도는 기본으로 치고 탐구력을 매우 중요하게 봅니다.
<학업 역량 세부 평가 요소>
- 교과와 각종 탐구활동을 통해 지식을 확장하려고 노력하는가?
- 교과와 각종 탐구활동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가?
- 교내 활동에서 학문에 대한 열의와 지적 관심이 드러나고 있는가?
탐구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식을 확장하려고 노력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지식을 확장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그 지식에 딴지를 건다 2) 그 지식을 인정하고 적용한다
사회 탐구 과목에서 배우는 지식은 하나의 이론이거나 누군가의 주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에는 그 이론 또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해보는 겁니다. 당연히 통계나 기사 등의 객관적 근거도 첨부해야겠지요. 과학 탐구 과목에서 배우는 지식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해보거나, 실제 적용 사례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실제 적용했을 때 예상되는 한계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게 좋지요.
이렇게 탐구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A 질문과 연관된 B 질문, B 질문에 연관된 C 질문 식으로 계속해서 꼬리 질문을 던지고 또 던져야 합니다. 그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답하는 과정에서 책도 읽고, 논문도 찾고, 통계도 찾고, 전문가에게 질문도 해보고...그 과정을 가독성 있는 자료로 만들어서 교사에게 보여주어야 해요.
오늘은 학생부 종합 전형 평가요소 중 '학업 역량'에서 고득점을 받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진로 역량과 공동체 역량에서의 고평가 전략을 알아볼게요. 전국의 많은 유능한 학생들이 바른 전략으로 자신에게 걸맞는 대학에 합격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